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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기에 놓인 몽골 가톨릭교회 - 시몬 신부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6.2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758
내용

 

다음 글은 몽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살레시오회 이호열 신부님께서 보내신 편지입니다.

 

 

몽골 가톨릭교회는 22년 전 3명의 CICM(The Congregatio Immaculati Cordis Mariae (English), or the Congregation of the Immaculate Heart of Mary ) 선교사제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각 수도회와 수녀회가 진출하여 하나의 일치 교회를 만들고 있다.

 

현재 몽골에는 주교, 사제, 수녀들, 그리고 평신도 봉사자를 모두 포함해서 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몽골 외교부에서는 모든 외국인을 관리하고 선교사들은 몽골에 머물기 위해 매년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현재 몽골에는 회원이 많고 적은 여러 정당이 있지만 그 중에 큰 당은 인민혁명당과 민주당이다. 현 정부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고 민주주의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정당인 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부정부패 척결과 정화 차원에서 쿼터제로 외국인인 신부, 수녀들을 압박하고 있다.

 

쿼터제란 쉬운 말로 외국인이 몽골에서 머물게 될 때 몽골 직원을 법적으로 4명을 채용해야 한다는 법이다. 선교사가 80명이라고 한다면 80*4=320명의 몽골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녀가 한 공동체를 형성하여 4명이 산다면 16명의 몽골직원을 고용해야 한다는 법이다.

 

이법을 적용하면 어느 수도회는 일이 많아 이 법에 적법하고 어느 수도회는 영성적으로 고용인 없이 사목하는 경우가 있어 턱없이 부족한 곳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교회이고 일치의 교회이기에 통합적으로 외교부가 관리하고 주교님이 그 책임자가 된다.

 

그래서 몽골 당국이 원하는 쿼터제를 따르면 20명의 수도자가 현재 과잉 거주하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20*4=80명에 해당하는 현지인을 고용하던지 아니면 20명의 선교사가 나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여태까지는 주교님의 현지 몽골비서에 의해서 그런대로 견뎌왔지만 현 정부는 철저하게 법적용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4월에 나와야 할 비자가 아직도 계류 중에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소위 불법체류자가 된 상태로 놓여 있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몽골 정부에서 선교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살레시오 수녀회는 4년 전에 몽골에 진출하였다. 주교님께서 건물을 지어 주셨고 올 9월부터 학교를 개원하기로 되었다. 운영은 수녀회에서 맡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교육부는 외국인이 학교장을 하게 될 때 국가에서 주어지는 시험을 쳐야 한다는 새로 설정된 법의 내용을 들고 나온다. 즉 이는 외국인은 교장을 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또 수녀님들은 수도회의 고유한 수도복을 입고 학교 교단에 설 수 없다고 규정한다. 경찰도 유니폼을 입고 있고 군인도 유니폼을 입고 있다. 불교 라마승도 유니폼을 입고 있다. 어찌 수도자에게만 이 법이 적용되는가? 하는 말이다.

 

20여 년 전 주교님이 처음 들어왔을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 지게 된 것이다. 그 때는 공산주의 체제에서 전환하였기 때문에 국민 전체가 어려운 시기였다. 그래서 누구든지 초대하였다. 이때 빨 빠른 개신교회가 먼저 들어와 선점을 하였다.

 

개신교는 학교를 세우고 마을 교회를 세웠다. 외국 자본이 들어와 광산을 개발하고 그것에서 얻는 이익으로 국민에게 나누어 주고 도로를 정비하고 시설을 확충했다. 그런 와중에서 안으로는 정치가나 공무원들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아 왔다.

 

현재 울란바트르에는 우후죽순처럼 건물과 빌딩이 들어서고 있다. 인허가에서 오는 뒷거래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지금은 이들에게 정화의 시기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내국인 부정부패 척결도 척결이지만 이런 와중에 외국인에게까지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일개 한 나라의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가게 하는 것과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정치 스타일이 꼭 한국의 정치판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 온 개신교 목사님 200여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본국으로 되돌아갔다는 얘기를 주교님으로 직접 들었다. 20여 년 전 러시아 공산국가에서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도 몽골은 사회주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그냥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정착되었다고 보지 않듯이 몽골도 민주주의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멀고 험한 길을 가야만 한다.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의식 전환의 교육이 필요하지 싶다.

 

민주주의 정신은 하나의 공동선을 지향하겠다는 정신에서 나온다. 그래서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먼저 배울 일이다. 공중도덕을 지키고, 공동의 규칙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정신이 있을 때 가능해 지는 것이다.

 

남에 대한 생각과 배려가 없는 한 민주주의는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란 다양성 속에서 조화와 일치를 찾아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내 생각과 내 사고와 다르다고 해서 내쳐 버릴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기에 체제가 바뀌었다. 하지만 사고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몽골정부가 이제는 몽골 가톨릭교회를 압박하고 있다.

 

신부, 수녀가 한 명 있을 때 몽골 주민에 끼치는 영향은 생각하지 않고 당장 법적으로 눈에 보이는 몽골 고용인 숫자만 채우고자 하는 생각.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거름이 이들에게서부터 형성되고 생겨난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가톨릭이라는 말은 보편을 말한다. 신자를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억지로 일방 선교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민생을 해결하고 아픈 곳을 싸매주면서 또한 진리를 가르치면서 인간의 자유에 호소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도 교회 바깥에서도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다른 종교에서도 구원이 있다는 것을 가톨릭은 가르치고 주장한다. 가톨릭 신자가 되고자 하는 것은 좀 더 하느님의 나라와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공동체를 형성해서 공동선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 각자가 가진 이성과 종교와 자유의지에 호소하고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지 선교적 전략과 기술로 온전히 내 편을 만들겠다는 그런 편향적 전략이 아니다. 몽골에서까지 가족을 갈라서게 만드는 신천지 신흥 종교에 피해를 보고 있는 가족을 보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인간답게 되는 길, 자기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 있어야 한다. 혼자 비추어 볼 것도 있지만 함께 거울을 바라보고 가야 할 일도 있다. 인간은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너로 인해 내가 되고 나로 인해 네가 된다. 그래서 우리가 있다.

 

함께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길, 적어도 기본적인 법을 지키거나 아니면 법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이런 사회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20여 년 전 몽골 가톨릭교회의 시작은 종교 활동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NGO로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그 흔적이 남아 있어 자선사업이나 사회복지 교육 사업에 치중되어 왔다. 이런 간접 선교를 통해서 가톨릭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기 바랬었다.

 

실제적인 삶을 더 중시하는 현대사회이다. 여기 몽골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새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갈 수 있고, 많은 것들을 세울 수 있지만, 예수님을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 잘못된 것입니다. 그것은 자선사업의 NGO는 될지 모르지만 주님의 정배인 교회는 아닙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2013620

몽골 다르항 살레시오회 이호열 시몬 신부

 

 

몽골에서 아동 청소년들 교육 및 복지를 위해 애쓰고 계시는 신부님 수사님 수녀님들을 위해 기도 부탁드리며, 혹시 후원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004402-04-033741 예금주 이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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