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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육연(六然)의 지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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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3798
내용

흔히 부자들은 도덕성의 결함으로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경제논리에 기초한 부와 이타적이고 상호협동적인 도덕논리에 기초한 인격을 겸비하기가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양가적인 원리를 조화, 통합시키면서 행동의 모범을 보여야 할 부모들이 자식교육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경제논리에 입각한 지식교육에 목숨을 걸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도덕교육의 부재로 가치관과 문화가 타락해가는 현상은 그 책임이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여피족이나 보보스족과는 달리 2000년 이후 새로 등장하고 있는 욘(yawn)족은 평범하게 살면서 자선활동을 열심히 하는 엘리트부자들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평범한 삶에 가치를 두고 가족에 충실하면서 자녀들을 평범한 학교에 보내고 평범한 가치로 자녀교육을 하는 동시에,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보다는 사회에 환원하는 자선활동에 헌신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경제교육과 도덕교육이 잘 조화될 수 있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몸소 실천하면서 모범을 보이는 지혜로운 부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7세기 중반부터 해방 무렵까지 조선시대 최고의 부자이자 최상류계층이었던 경주 최부잣집이 12대 300년 동안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철학과 경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 집안의 가정교육의 원리이자, 인품을 닦는 수신철학(修身哲學)은 바로 '육연(六然)'이었습니다. 최부잣집의 후손들은 유년시절, 매일 아침마다 조부님이 기거하시는 사랑채에 가서 붓글씨로 이 육연을 썼다고 합니다.

육연(六然)은 6가지의 연(然)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자처초연(自處超然)으로 홀로 있을 때에는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는 것이며, 둘째는 대인애연(對人靄然)으로 대인관계에서 타인을 대할 때에는 온화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무사징연(無事澄然)으로 일이 없을 때에는 맑게 지내는 것이며, 넷째는 유사감연(有事敢然)으로 유사시에는 용감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득의담연(得意淡然)으로 뜻을 얻었을 때에는 담담하게 행동하는 것이며, 여섯째는 실의태연(失意泰然)으로 실의에 빠졌을 때에는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때와 장소에 맞게 초연함과 온화함과 맑음과 용감함과 담담함과 태연함의 행동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 육연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첫째와 둘째는 두 세계 즉 자신의 내면세계와 외부세계와의 대상관계 원리이고, 셋째와 넷째는 문제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문제해결능력의 원리이며, 다섯째와 여섯째는 행복과 불행이 교차되는 성공과 실패의 결과에 대한 대처행동 원리를 가르쳐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외부환경과 문제상황에 따라 마음의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쉬운 오늘날, 가장 훌륭한 지혜란 때를 잘 알고 때와 장소에 맞는 마음가짐과 행동원리를 가지는 것임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또한 동서양의 사고와 가치관 및 행동양식은 달라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자연의 순리를 깨닫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해 줍니다.


이상은 자비동산 7.8월호에 실린 관리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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